September 4, 2010

WM7 찬가

프로레슬링의 인기의 끝자락 8~90년대 세대인 나에게 레슬링은 스포츠가 아닌 짜여진 각본에 의한 쑈라는 인식이 강했다. “쑈”라는 것은 틀린말은 아니지만 그 “쑈”를 위해서 뒤에서 선수들이 흘리는 땀을 알게 해주는 것은 “무한도전”이었고, “무한도전”을 통해서 프로레슬링은 나에게 스포츠가 되었다. 하나하나의 기술들이 선수들의 땀을 통해서 맞춰지고 그렇게 맞춰진 기술을 완벽하게 위한 수많은 반복과 그 반복과 함께 발생되는 고통들을 인내해가며 완성된 기술들의 화려함은 선수들에게 긴 고난의 과정에 대한 보답이었을 것이다.

여태까지 한국 사회에서 프로레슬링은 김일, 천규덕 과 같은 아련했던 어린 시절의 추억 혹은 배고픈 시절 성공 스토리의 도구 정도였다. 프로레슬링 그 차제가 홀로 기억되지 않는다. 이것이 한국 프로레슬링의 한계다. 무한도전은 이런 프로레슬링에 진정성과 스토리를 더해 우리에게 또다른 프로레슬링을 선물했다. 수많은 연습에 의해서 완성된 김연아의 프로그램 처럼, 수많은 연습에 의해서 완성된 조금은 부족할지 모르는 프로레슬링의 무한도전 멤버들의 기술들은 적어도 관객들, 시청자들에게는 통했다.

싸이의 슬플 “연예인”이라는 노래는 무한도전 멤버들에 대한, 아니 연예인 전체에 대한 대중으로 당연하게 받아가던 그들의 노력에 대한 프로듀서의 헌정가처럼 들렸고, 마지막 u2의 with or without you 라는 노래는 가벼운 몸 개그가 아닌 진정을 다한 프로로서의 연예인의 비장함을 보여주었기에 그렇게 웃긴 방송에서 눈물이 찔끔찔끔 솟아났던 것이다.

과연 이 프로그램을 보고 한국 프로레슬링 협회는 어떤 생각을 할까? 자신들이 그동안 쏟아부었던 노력에 비해서 너무나도 쉽게 무한도전이 성공했다고 생각해야 할가? 아니면 프로레슬링을 가벼운 쑈로 만들어버렸다고 생각해야 할까? 그건 아닐 것이다. 너무나도 옹졸한 대응이다. 콘텐츠는 홀로 소비되지 않는다. 콘텐츠는 저마다 훌륭한 스토리를 가지고 있어야 한다. 음악도 어떤 음악이라는 설명이 필요한 요즘이다. 무한도전은 지극히 당연한 단 한번의 기술을 위한 수백번의 반복과 고통이라는 스토리를 만들어줬다. 여기까지가 아마추어가 해줄 수 있는 최대한이다. 그 뒤의 스토리를 이어나가는 것은 프로들의 몫이다.

언제나 외면받은 현실을 탓하지 말았으면… 그들도 연예인이 아닌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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